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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전기차 데이터 분석의 시작 – 로깅 장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실전 구성 안내

Engin E nthusiast 2025. 3. 31. 17:44

1. 데이터를 남기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

많은 팀이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막상 로깅 시스템을 구성하려고 하면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어떤 식으로 연결해야 하는지,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막막함부터 느끼게 됩니다.
센서를 달고 MCU를 쓴다고 해도, “그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저장되고 있는지” 감이 안 오는 경우가 많죠.

이번 글에서는 복잡한 설명 없이, 실제 KSAE Formula 전기차 팀이 현실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로깅 시스템을 하나하나 설명해보겠습니다.

2. 실전 로깅 시스템 구성 예시

먼저,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센서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류를 측정할 땐 INA219 같은 센서가, 온도 측정을 위해서는 KTY84 같은 열저항 센서가 자주 사용됩니다. 또 차량 움직임을 측정할 때는 가속도·자이로 센서인 MPU6050 같은 소형 IMU 센서가 효과적입니다.

이 센서들이 측정한 값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고, 통신 프로토콜에 맞춰 송신해주는 장치는 MCU입니다. 대표적으로는 STM32 계열이나 Teensy, Arduino CAN 보드, ESP32 등이 자주 활용됩니다.

이제 센서 값이 MCU를 통해 차량 내 통신망인 CAN 버스에 실려 흐르기 시작하면, 그 데이터를 외부 장치에서 받아줄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이 역할은 PEAK, Kvaser, Seeed의 CANable 같은 CAN-USB 인터페이스 장치가 담당합니다. 이 장치를 통해 차량 데이터를 노트북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됩니다.

3. 데이터를 다루는 분석 도구와 활용법

노트북으로 들어온 CAN 데이터를 보기 위해서는 분석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가 SavvyCAN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CAN 버스의 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저장하고, 특정 메시지만 필터링하거나 그래프 형태로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센서 정보를 계기판처럼 시각화하고 싶다면 RealDash라는 앱이 유용합니다. 태블릿이나 안드로이드폰에 설치하면 전류, 전압, 온도, 속도 등을 그래픽 형태로 보여주는 디지털 대시보드를 구성할 수 있어 드라이버 인터페이스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싶다면, Python과 pandas, matplotlib 같은 오픈소스 분석 툴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dbc 파일을 사용해 CAN 메시지를 해석한 뒤, 랩마다 배터리 소모량을 계산하거나, 서스펜션 스트로크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한 GPS 기반의 랩 타임 분석을 하고 싶다면 RaceChrono Pro 같은 앱이 효과적입니다. 이 앱은 고해상도 GPS 수신기를 연결해 랩마다 속도, 가속, 선회 특성을 기록해주고, CAN 데이터와 병합도 가능합니다.

4. 로깅 시스템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법

실전에서는 센서를 연결했는데 값이 이상하게 나오거나, 값이 0으로 고정되는 문제를 자주 겪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 MCU와 센서 간 통신(I2C, ADC)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전원이 부족하거나, 그라운드가 분리되어 발생합니다.

또는 CAN 통신은 되고 있는데도, 데이터가 해독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dbc 파일이 없거나, 메시지 ID가 해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인버터나 BMS에서 사용하는 CAN 메시지 구조를 공식 매뉴얼에서 받아와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긴 했지만 너무 많은 양이 쌓여 분석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럴 때는 주제 중심으로 필요한 항목만 골라 필터링하고, 시나리오별로 시간 구간을 나눠 분석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수집한 데이터를 설계로 연결하는 방법

중요한 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다음 설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브레이크 압력 데이터를 보면 드라이버의 제동 타이밍과 강도를 알 수 있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페달의 기계적 셋업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셀 전압의 변동 로그를 보면 밸런싱이 필요한 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내구 레이스 전체에서 랩별 에너지 소비량을 보면 페이스 전략을 다시 짤 수 있습니다.
가속도와 조향각 데이터를 조합하면 코너링 구간에서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위치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설계를 개선하고 신뢰를 축적하는 수단입니다.
지금 당장은 소박한 센서 하나에서 시작하더라도, 그 데이터가 차량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첫 단서가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할수록, 여러분의 차량은 ‘감’이 아니라 ‘증거’로 완성되는 엔지니어링의 결과물이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팀 내부 설계 피드백 회의를 어떻게 운영하고, 실제 차량 개선으로 연결하는지 구체적인 절차와 사례를 공유하겠습니다.
이어가겠습니다.